2020.08.
[이모작프로젝트: 배움의달]
editor 김기욱
트렌드
2020년 8월 현재 식재 트렌드는 단언컨대 ‘아우돌프식 자연형 식재’이다. 제주도의 베케가든은 어느새 여행객들에게 성지가 되었고, 공원과 가로, 아파트 단지, 성수동 핫플레이스 등 어느 곳에서도 아우돌프식 자연형 식재를 엿볼 수 있다.
아우돌프식 자연형 식재
섬세하고 감각적이다. 계절이 다채롭다. 무엇보다 조경의 절대권위격인 ‘생태적 가치’를 고려하는 식재 기법이라고들 떠든다. 구글에 아우돌프를 치고, 자연형 식재의 사례이미지를 들여다본다. 프로젝트 모델링을 하며 꽤나 있어 보이는 플랜팅을 선보이기 위해 살그머니 따라 심어본다.
대망의 이모작프로젝트 배움의 달(특강)의 첫 주제로 ‘아우돌프식 자연형 식재’를 선정하였다. 국내에서 아우돌프식 자연형 식재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고(?)있는 여러해살이 전문가 오세훈 선배에게 특강을 부탁했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회사와의 결연으로 기꺼이 응해주었다.
여러해살이풀
자연형 식재에서 핵심 요소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여러해살이풀의 강점은 비교적 관리가 용이하고 지속 가능하며 종 다양성이 풍부하고 뚜렷함 계절감을 느낄 수 있다.
어떤 여러해살이풀을 심어야할까? 인간이 도시생활, 농경생활, 유목생활 등 모두 다른 삶에 적응하고 살아가듯이, 여러해살이 풀 또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유형(C), 스트레스에 강한 유형(S), 황무지형(R)으로 다르게 살아간다. 그중 정원에 가장 적합한 소재는 경쟁에 살아남으면서 스트레스에 강한 (C-S) 유형이 적합하다.
▲스텝초원 Steppe Meadow ▲식물의 생존전략 [GRIME의 CSR 모델]
모양의 차이
여러해살이풀의 꽃차례는 다양하다. 꽃차례의 모양에 따라서 연출하는 분위기가 다양하다. 첨탐 모양은 고양감을 주고, 선명함을 더한다. 단추모양 및 공모양은 겨울에 형태가 뚜렷해진다. 깃털모양은 강한 꽃차례가 돋보이는 매개 역할을 한다. 우산모양은 첨탐과 반대로 수평적인 안정감을 준다. 데이지모양은 겨울에 중심부만 남아 볼거리를 제공한다. 장막모양 및 커튼모양은 신비감과 낭만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꽃차례를 외우고 이해하여 적절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식재방식
아우돌프의 식재 디자인의 핵심 3가지는 1.무리식재 2. 바탕식재 3. 분산식재 이다.
무리식재는 시각적 효과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식재의 주제를 형성함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한다. 바탕식물은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다른 식물의 배경 역할을 하는 차분하고 절제된 느낌의 식물을 뜻한다. 분산식재는 식재 전반에 걸쳐 자연스럽게 흩뿌리듯 심는 식물로 자연발생적이고, 우연적인 느낌을 준다.
▲ 하우저앤워스 아우돌프 필드의 식재 도면
작은 변화
누군가는 정원을 가꾼다. 누군가는 식재를 부단히 탐구한다. 누군가는 식재 중에서도 풀을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섬세한 사람들이다. 반면 나는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닌다. 우리는 보다 큰 스케일의 공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마스터플랜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식재를 전문적으로 탐구하고, 심어볼 기회가 부족하다. 이는 식재에 대한 얕은 지식으로 이어졌다. 결핍이다. 이번 강연에서는 시대를 풍미하는 아우돌프식 자연형 식재를 보다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나의 결핍을 아주 조금은 메꿔 주었다.
고민이 되었다.
‘오늘 배운 여러해살이풀을 어떻게 써먹어볼까?’
큰 변화는 없다. 전과 같이 프로젝트 모델링하며 따라 심고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다르다. 이제는 무리식재로 공간의 예술 분위기를 잡고, 바탕식재로 차분하게 절제된 느낌을 연출한다. 마지막으로 분산식재를 포인트로 자연스럽게 식재한다. 기능에 맞는 수종을 고려한다. 보라색 꽃이 아닌, 고양감을 주는 첨탑형의 샐비어를 심는다.
모델링의 cg가 더 이상 그림으로 머무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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